글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 봤다는 바로 그 책.

최근 들어 많은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 쓰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쓰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던 카피책을 읽어 봤습니다.

책을 보니 과연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물론, 모든 부분에 대해 좋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쟁이일 겁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무엇이 미숙한지 쪽집게 선생님을 만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살짝, 창피하다는 느낌도 같이 받았지요. 그래서 이번 독후감에선 책에 대한 감상보단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기록해 보려 합니다.

대중이 아닌 한 사람에게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십시오.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아 던지십시오.

이 책의 저자는 대중이 아닌 한 사람과 마주하라고 합니다. 대중에게 말하는 것은 공허합니다. 직접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일뿐입니다. 하지만 직접 말을 건다면 상대방은 반응을 해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대중이 아닌 한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부터 의아했습니다. 왜 내 글에는 소통이 별로 없을까? 이제야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글을 보세요. 내용 좋아요. 오랫동안 고민해서 썼으니 한 번 해보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오랫동안 이렇게 글을 써왔기에 당장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한 사람에게 말해야겠습니다. 당신은 이러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요? 어쩌면 이 글이 해결해 줄지도 몰라요.

문장에도 프레임워크가 있다

나는 카피 맛을 내는 방법으로 네 가지 요리 도구를 사용합니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사칙연산입니다.

저는 글을 쓸 때 전체적인 목차 하나는 잘 잡는 편이라 자부합니다. 내가 관심 있는 주제로 로그 라인을 잡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목차로 만들어내는 틀 하나는 잘 잡습니다. 하지만 저는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약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을 수정할 때 어떤 게 더 좋은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피상적으로 수정하기에 바빴죠. 그러다 보니 문장이 더 이상해지기도 했어요.

이 책에선 문장을 맛있게 살리는 다양한 기술을 제시합니다. 글에 맛을 더하는 법, 주제에 따라 문장을 쓰는 법, 문장을 더 강조하는 법 등등. 책에서 이런 기술을 프레임워크라 칭하진 않았지만, 나에게는 프레임워크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서 이 행위에 문장력이 필요할까요? 통찰력이 필요할까요? 쓰는 게 아니라 노는 겁니다. 붙였다, 뗐다, 놀다 보면 저절로 글이 됩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글과 노는 것이 아닌 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개발자가 호기심을 가지고 코드를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며 재밌게 놀다 보면 더 좋은 코드가 나오는 것처럼, 글도 가지고 놀듯 써야 한다고 꾸지람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카피책을 카피하다

훔치십시오

당황스럽습니다. 이 책에선 당당하게 훔치라고 이야기합니다. 법정에 피고인으로 설 염려만 없다면 뭐든 훔치라고 말합니다.

그 말처럼 저는 이 책을 그대로 훔쳐 가려 합니다. 책에 나온 많은 기술은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합니다. 당장 다음 글, 아니 이번 글부터 훔쳤습니다. 이 글의 제목부터 카피책을 카피하다는 책 내용 중 곱하기라는 기술을 훔쳐서 지었습니다. 아직 다른 사람의 글을 훔치는 것은 어렵겠지만, 기술을 훔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더 잘 훔칠 수 있게 조만간 책에 나온 기술을 바로바로 따라 할 수 있게 시각화해서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으니까요.

마치며

사실 나는 이전에 슬로건 공모전에서 2번 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한테 재능이 있나..?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나니 역시 전문가의 영역은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보니 좀 창피하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이후로 내 글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됩니다.